잡동사니

大廈將傾...

경전선 2013. 8. 18. 22:01

문득 예전에 한문공부에 한창 재미를 느낄 때 들은 구절이 한토막 생각난다.

 

그것은 大厦將傾 一木難支(대하장경 일목난지)라는 한문 격언이다.

큰 집이 무너지려하는데, 기둥하나로 이를 지탱하기 어렵다는 말이다.

대세는 이미 기울어 가는데, 겨우 장대 하나로 어찌 버티랴....

 

그런데 그 어원을 알아보기 위하여 더 찾아보니 몇 구절이 더 나온다.

(최초 出典은 모르겠다)

 

大廈將傾而一木扶之(대하장경이일목부지), 滄海橫流而一葦抗之(창해횡류이일위항지), 知其不可而猶且爲之者(지기불가이유차위지자) 分定故也(분정고야)。(유성룡(柳成龍)『서애집(西厓集))

<큰 집이 기울어지려는데 하나의 나무로 지탱하고, 창해(滄海)가 넘쳐흐르는데 하나의 갈대로 막으니, 그 불가함을 알면서 오히려 그렇게 하는 것은 직분이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글쎄....

요즘 나를 참 괴롭게 하는 구절이다. 과연 어떻게 사는 것이 옳은 길인지...

직장에 질서가 바로 서고, 저마다 본분을 다하며, 

눈 앞의 이익과 편안함 보다는 서로 배려하고 돕는 분위기가 형성되어야 하거늘,

...(여기에 털어 놓을 수는 없고, 그래봐야 소용없는 것)...

禮가 무너져 간다. 禮가.... 

 

선배 노릇하기 너무 힘들다.

청력이 무뎌지도록 일을 했다. 원래 부족한 것이 많아서 스트레스는 갑절로 받았다.

못난 놈이 참견할 것은 많고... 매정하지 못하여 시키지도 못하고...

이제는 아는 것도 잊어 먹어서 자주 헤메곤 한다. 

이제는 짐을 벗고 싶다.

나도 앞서기 싫다. 따라 가면 편하다.

 

명색이 간부랍시고 우리 잘 해보자라고 이끌어 가야하는 입장이기에.... 

매천 선생의 말씀처럼 그야말로 秋燈掩卷懷千古,  難作人間識字人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