小學書題
소학서제(小學書題) [소학(小學)에 씀]
古者小學에 敎人以灑掃·應對·進退之節과 愛親敬長隆師親友之道하니 皆所以爲修身齊家治國平天下之本이니
옛날 소학교(小學校)에서 사람을 가르치되, 물 뿌리고 쓸며 응하고 대답하며 나아가고 물러나는 예절과 어버이를 사랑하고 어른을 공경하며 스승을 높이고 벗을 친히 하는 방도로써 하였으니, 이는 모두 몸을 닦고 집안을 가지런히 하고 나라를 다스리고 천하를 평안히 하는 근본이 되는 것이다.
* 灑 : 뿌릴쇄, 掃 : 쓸소
【集解】小學은 小子所入之學也라 三代盛時에 人生八歲어든 皆入小學而受敎焉하니라 灑는 謂播水於地하여 以浥塵이요 掃는 謂運帚於地하여 以去塵이라 應은 謂唯諾이요 對는 謂答述이라 節은 禮節也라 親은 父母也요 長은 尊長也라 隆은 尊也요 親은 近也라 道는 則講習之方也라 此는 言小學之敎 所以爲他日大學修齊治平之根本也라
* 播 : 뿌릴파, 塵 : 티끌진, 帚 : 빗자루 추, 諾 : 대답할 낙
【집해】소학(小學)은 어린이가 들어가는 바의 학교이다. 삼대(三代)[하(夏)·은(殷)·주(周)]의 융성했을 때에 사람이 태어나 8세(歲)가 되면, 모두 소학(小學)에 들어가 교육을 받았다. 쇄(灑)는 물을 땅에 뿌려 먼지를 적심을 이르고, 소(掃)는 비를 땅에 움직여 먼지를 제거함을 이른다. 응(應)은 응낙함을 이르고, 대(對)는 답변함을 이른다. 절(節)은 예절이다. 친(親)은 부모(父母)요, 장(長)은 존장(尊長)이다. 융(隆)은 높임이요, 친(親)은 가까이 함이다. 도(道)는 강습하는 방법이다. 이는 소학(小學)의 가르침이 다른 날에 대학(大學)의 수신(修身)·제가(齊家)·치국(治國)·평천하(平天下)의 근본이 됨을 말한 것이다.
-->灑掃, 應對, 進退를 3가지 예절이라하고, 愛親, 敬長, 隆師, 親友를 네가지 방도라하여 이것을 소학의 三節, 四道라고 한다.
而必使其講而習之於幼穉之時는 欲其習與智長하며 化與心成하여 而無扞格不勝之患也니라
* 穉 : 어릴치, 扞 : 막을한, 格 : 겨룰격, 거부할격
반드시 어릴 때에 강(講)하여 익히게 한 것은 그 익힘이 지혜와 함께 자라며 교화가 마음과 함께 이루어져서 거슬려 감당하지 못하는 근심을 없게 하고자 해서이다.
【正誤】 扞格은 牴牾不相入也라
【정오】한격(扞格)은 저오[저촉]하여 서로 들어가지 못함이다.
* 牴牾 : 서로 어긋나 거슬림, 牴: 부딪힐 저, 牾 : 거스릴오(=忤)
○ 按格은 如民莫敢格之格이니 卽拒逆之意니 讀如字니라
○ 살펴보건대 격(格)은 백성이 감히 막아내지 못한다[民莫敢格〕라는말에서의 격(格)과 같으니, 곧 거역하는 뜻으로서 본래의 글자대로 읽는다. * 按 : 살필안
【集說】陳氏曰 不勝은 不能勝當其敎也라 言人於幼穉之時에 心智未有所主하니 及時而敎之는 欲其習與智俱長하고 化與心俱成하여 而無 扞格難入하여 不勝其敎之患也니라
【집설】진씨(陳氏)가 말하였다. “불승(不勝)은 그 가르침을 감당하지 못하는 것이다. 사람이 어릴 때에는 마음과 지혜가 주장하는 바가 없으니, 이 때에 이르러 가르침은 그 익힘이 지혜와 함께 자라고 교화가 마음과 함께 이루어져서 거슬려 들어가기 어려워 그 가르침을 감당하지 못하는 근심을 없게 하고자 해서임을 말한 것이다.”
今其全書를 雖不可見이나 而雜出於傳記者亦多언마는 讀者往往에 直以古今異宜라하여(로) 而莫之行하나니 殊不知其無古今之異者 固未始不可行也니라
* 雜 : 섞일잡 * 直以 : 다만, 殊 : 다를수, 특히 * 殊不知 : 전혀모르다, 이 不知에 뒤에 문장모두가 걸려있다.
이제 그 완전한 책을 비록 볼 수는 없으나, 전기(傳記)에 섞여 나오는 것이 또한 많건마는 읽는 자들이 왕왕 다만 옛날과 지금은 마땅함이 다르다하여 실행하지 않는다. 이는 그 옛날과 지금에 다름이 없는 것은 진실로 일찍이 행할 수 없는 것이 아님을 전혀 몰라서이다.
【增註】直은 猶但也요 殊는 猶絶也라
【증주】직(直)은 단(但)과 같고, 수(殊)는 절(絶)[절대로]과 같다.
【集解】全書는 謂三代小學敎人之書요 傳記는 謂今所存曲禮內則(칙)諸篇也라 夫自坑焚之後로 載籍不全하고 其幸存者도 世人이 直以時世不同이라하여 莫之能行하나니 蓋絶不知其中에 無古今之異者는 實可行也라 無古今之異는 卽朱子蒐輯以成此書者 是也라
* 蒐 : 모을 수, 輯 : 모을 집
【집해】전서(全書)는 삼대(三代)에 소학교(小學校)에서 사람을 가르치던 글을 이르고, 전기(傳記)는 지금에 남아있는 〈곡례(曲禮)〉·〈내칙(內則)〉 등의 여러 편을 이른다. 선비들을 구덩이에 묻어 죽이고 서적을 불태운 이후 재적(載籍)[전적(典籍)]이 완전하지 못하며, 그나마 다행히 남아있는 것도 세상 사람들이 다만 시세(時世)[시대(時代)]가 같지 않다 하여 행하지 않으니, 이는 그 가운데 옛날과 지금에 다름이 없는 것은 진실로 행할 수 있음을 전혀 알지 못한 것이다. 옛날과 지금에 다름이 없다는 것은 곧 주자(朱子)가 수집하여 이 책을 완성한 것이 그것이다.
今頗蒐輯하여 以爲此書하여 授之童蒙하여 資其講習하노니 庶幾有補於風化之萬一云爾니라
* 頗 : 자못파, 상당히 파
이제 크게 수집하여 이 책을 만들어서 동몽(童蒙)에게 주어 그 강습에 이용하게 하노니, 행여 풍화(風化)에 만분의 일이나마 보탬이 있을 것이다.
【集說】陳氏曰 蒐는 索也요 輯은 聚也라 授는 付也라 童蒙은 童幼而蒙昧也라 資는 助也라 庶幾는 近辭라 風化는 詩序謂 風은 風也, 敎也니 風以動之하고 敎以化之也라하니라 萬一은 萬分之一也라 云爾는 語辭라 朱子此書는 續古者小學之敎하여 其有補於國家之風化 大矣어늘 曰庶幾, 曰萬一은 皆謙辭耳니라 吳氏曰 朱子之於世敎에 豈惟有補於當時리오 實則有功於萬世也니라
* 付 : 줄부
【집설】진씨(陳氏)가 말하였다. “수(蒐)는 찾음이고, 집(輯)은 모음이다. 수(授)는 주는 것이다. 동몽(童蒙)은 어려서 몽매함이다. 자(資)는 도움이다. 서기(庶幾)는 가깝다는 말이다. 풍화(風化)는 시서(詩序)에 이르기를 ‘풍(風)은 바람이며 가르침이니, 바람으로 감동시키고 가르침으로 변화시키는 것이다’하였다. 만일(萬一)은 만분의 일이다. 운이(云爾)는 어조사이다. 주자(朱子)의 이 책은 옛날 소학(小學)의 가르침을 이어 국가(國家)의 풍화(風化)에 보탬이 있음이 크거늘 ‘서기(庶幾)’라고 말하고 ‘만일(萬一)’이라고 말한 것들은 모두 겸사(謙辭)이다.” 오씨(吳氏)가 말하였다. “주자(朱子)가 세교(世敎)에 있어 어찌 오직 당시에만 도움이 있을 뿐이겠는가. 실로 만대에 공이 있는 것이다.”
淳熙丁未三月朔旦에 晦菴은 題하노라
* 晦 : 어두울 회, 菴 : 집암
순희(淳熙) 정미년(丁未年) 3월 초하루 아침에 회암(晦菴)은 쓰다.
【集說】陳氏曰 淳熙丁未는 宋孝宗十四年也라 晦菴은 朱子別號也라
【집설】진씨(陳氏)가 말하였다. “순희(淳熙) 정미(丁未)는 송(宋)나라 효종(孝宗) 14년(1187)이다. 회암(晦菴)은 주자(朱子)의 별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