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3일 논어 학이편 강의
엊그제 월요일날 석음서당에 나갔다가 몇자 적었었는데, 아무래도 좀 조심스러워 여기에 그냥 보관해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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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로서는 2학기들어 서당에 처음으로 나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결국 약30분 정도 늦어 버렸지요. 아쉽더군요.
늦게야 강의실 뒷쪽에 앉았는데, 수강인원은 전에보다 많아졌더군요.
처음 뵙는 이상익 교수님.... 키도 크시고 약간 쉰듯한 목소리로 아주 100분을 꼬박채워가며 열강을 하셨습니다.
나중에 강의하시는 모습을 보고 얼마나 힘드실까 하는 생각도 들더군요.
강의 중에 어느 분께서 질문하신 점에 대하여 집에 가서 조금 더 찾아 보았습니다.
그런데 한문이란게 참 어렵더군요. 말도 많고요.....
하긴 우리 글자가 아닌 것을 우리 글로 바꾸어 표현하노라니 얼마나 이런저런 설(說)들이 많겠는교?
우선 한 구절을 보기로 합시다.
子曰 君子不重則不威니 學則不固니라
이를두고 성백효 선생님은 "군자가 중후하지 않으면 위엄이 없으니, 학문도 견고하지 못하다" 라고 하였는데,
古註에는 "배우면 막힘이 없어진다"라고 하였다고 합니다(鄭太鉉).
그래서 古注에서는 그 다음 문장들이 배움의 방법을 제시한 것으로 보아서, 위의 그런 해석도 타당성이 있다고 했군요.
즉 主忠信하며,無友不如己者요 過則勿憚改니라 를 <배움의 방법>으로 본 것이지요.
한편 主忠信도... 성백효 책에는<충신을 주장하며>로 되어 있는데, 주장하다라는 것도 제 느낌에는 좀 어색하고,
충과 신을 으뜸으로 삼고 라든지 정도가 좋을것 같고요.
無友不如己者 <자기만 못하는 자를 벗 삼으려 하지 말고>에 있어서 그렇다면 상대는 나를 못하다고 여길 것 아니냐는 의문에는
여기서는 너무 논리적으로 따진 해석 보다는 그냥 정서적으로 해석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그냥 본받을 만한 점이 없는 사람 정도로....
한편 불여기자를 나와 같지 않은 사람이라는 해석도 있었다는데(志同道異), 이것은 너무 구차스런 해석이라는 지적도 있고....
아무튼 대체로 주자주석을 따르면 될 것 같습니다. 너무 깊이 파는 것도 항상 좋은 것은 아닐테고요.
어휴....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뭘 알아서 이렇게 적는 것이 결코아니옵고, 다만 어떤 계기가 있어서 그것을 기회삼아 한번 더 찾아 보았을 뿐입니다.
오해가 없기를 바랍니다.
논어는 이런 식으로 파고들다보면 숲은 보지 못하고 우짜다보면 나무만 보게 되는 것 같습니다.
공자가 우리에게 전하는 메세지는 어디로 가버리게 되지요.
저는 아는것도 없고 워낙 준비가 안되어서인지, 전체적으로 강의 진도가 빠르고 분량도 많다고 느꼈습니다.
또 학이 11장에서 子曰 父在에 觀其志요 父沒에 觀其行이니 三年無改於父之道라야 可謂孝矣니라 에서 3년을 삼년째이고 실제로는 2년이라는 점은 그동안 저는 별 의심없이 지나쳤던 부분이었습니다. 의문을 삼지 않으면 그냥 스쳐지나가는 것이지요.
학이편 12장까지 했습니다.
여러 어르신들도 읽는 글인데, 감히 건방스럽다는 소리 들을까봐 조심이 많이 갑니다.
어휴 오늘은 이만 쓸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