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 노동자 파업 배낭. 밖에는 동짓달 칼바람 몰아치는데 머리 허연 늙은 노동자 파업 배낭을 꾸린다.
열아홉 살 취업을 위해 야간 비둘기호 열차에 몸을 싣고 눈물 뚝뚝 흘리며 고향을 떠나올 때도 동짓달 추운 날이었다.
젊은 날 민주노조 지키기 파업 사수대가 되어 날밤으로 불침
번 설 때 까만 밤하늘 반짝이던 별을 보고 내 나이 오십이 되면 좋은 날 오겠지 생각했다. 내년이면 쉰다섯 늙은 노동자 말없이 파업 배낭을 꾸린다. 며칠 집에 들어오지 못할 예상에 두꺼운 솜바지도 넣었다. 비가 온다는데 우산도 넣었다. 그리고 늙은 노동자 소박한 바람도 함께 넣는다.공공철도, 국민철도를 지키겠다는 다짐, 몇 년 남지 않은 정년이지만 일자리를 지키고 싶다는 바람, 가족과의 소소한 일상은 얼마나 소중한가,
그러나 내년이면 군대갈 아들과 이제 곧 스무 살이 되는 딸에게 결코 자기에게 돌아온 잔을 비켜가지 않은 인생철학을 담은 아버지의 뒷모습까지 넣어 늙은 노동자 파업 배낭을 꽉 채웠다.
*2013년 12월 9일 대전 철도파업 출정식에서 낭독한 철도 조합원 부인 문양윤 씨의 시입니다.
나도 예전에 파업전선에 같이 했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노동조합을 교묘히 이용하여 일신의 안녕을 추구하는 사람은 없는지, 또 노동운동에는 열성이면서 정작 본연의 직장 업무는 소홀이 하고, 이른 바 <싸가지> 없는 행동을 하거나 매정하게 자기 위주 생각만 하는 사람은 없는지 한번 쯤 되돌아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