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178

退勤有感

늘 그랬듯이 아내는 성당에 가고 조용한 휴일 오전이다.창밖은 잔뜩 흐려있다.혼자서 이번 주로 예정된 해동소학 선행편과 출사 표 특강 준비를 마치고, 엇그제 초안 잡아두었던 시를 다듬어 본다. 지난 주 수요일 18일은 아주 약하게 봄비가 내렸었다. 공원을 질러서 걸어오는 퇴근길에 느낌이 남달랐다.그때의 소감을 적어두었는데, 끝구절 마무리에 아주 애를 먹었다. 春雨初晴苑霧籠(平仄平平仄仄平)退衙輕步返家中(仄平平仄仄平平)荊妻此日如何度(平平仄仄平平仄)定備嘉餐待我同(仄仄平平仄仄平) 봄비가 막 그쳐 공원은 안개로 둘러쌓이는데퇴근길 가벼운 발걸음 집으로 향한다.아내는 오늘 무엇을 하였을까아마도 성찬을 만들어 나를 기다리고 있겠지.荊妻는 생각도 못했는데, AI가 알려주었다.어차피 荊妻(형처)라는 단어를 사용하였으므로..

아버지를 생각하며

병오년 설날 연휴가 시작되었다.밤이 깊어 간다.이 늦은 밤에 아들이 온다. 직장 사정이 여의치 않아서 아예 처리하고 오늘라고 늦게 온다고 한다.아들을 기다리면서 생각나는 바 있어서 옛 사진을 뒤져 본다. 아버지가 내 결혼 할 때 손수 쓰신 혼서지이다.아버지 필적을 볼 수 있는 귀한 자료이다.훗날 나의 아들도 이를 이해할 수 있도록 구두를 끊고 해석해 본다. 해석은 아래와 같다.玉川后人 趙南洪 拜易貴乾坤 詩首關雎 生民之始 萬福之源古代 昏將稱萬世之嗣 禮稱至敬 合兩姓之歡時維仲冬尊體百福 僕之第四子奉翼 年旣長成未有伉儷伏蒙尊慈許以令愛貺室 玆有先人之禮 謹行納幣之儀 不備伏惟尊照 謹拜上狀癸亥十一月十五日 옥천 후인 조남홍은 절합니다.주역은 乾과 坤을 귀하게 여기고, 시경은 관저 편을 머리로 삼으니, 이는 백성을 낳는 시작..

담녕재 잡설 2026.02.14

고등학교 졸업 50주년 기념 축시

오늘에야 최종안을 결정지었다. 휴~~다음과 같이 해 놓고자 한다. 너무 힘들다.아쉬운 점은 평측과 대구를 맞추다 보니, 시의가 조금 빗나갔다.고생 끝에 공부하며 각자 뜻한 바를 달성했다는 취지를 넣고 싶었는데 못했다.각자 큰 족적을 남기고 졸업 50년의 술잔을 든다는 것이다.慶祝鐵道高等學校卒業 五十週年龍山驛畔聚賢良(용산역반취현량) 용산역 근처에 어진 인재들 모이니槿域英才氣宇昂(근역영재기우앙) 전국의 영재들이 기상이 높았도다. 雪案精硏千里振(설안정연천리진) 눈 빛에 비춰 정진하여 명성을 천리에 떨쳤고螢窓勉學萬方揚(형창면학만방양) 반딧불 아래 공부하여 그 이름 만방에 드높였네. 慶筵拍手欣挑興(경연박수흔도흥) 경사스런 자리에 박수치며 흥을 돋우고笑語舒懷樂擧觴(소어서회락거상) 웃음섞인 대화로 회포를 풀며 즐겁..

동짓날 아내와 함께

벌써 작년 일이 되었다. 얼마 전 동짓날 페이스북에 끄적거려 보았던 글을 이제야 여기에 옮겨본다.***********************오늘은 동짓날, 아침에는 무척 춥더니, 낮에는 제법 기온이 올랐다.우리 고향말에 '빠깜살이'라는 말이 있다. 어린아이들이 소꿉장난하며 노는 것을 뜻한다. 아이들도 멀리있고, 아내와 둘이서지내다보니 생활이 단출하고, 때로는 '빠깜살이' 같다는 생각이 든다. 어쩜 인생이 빠깜살이 인지도 모른다.오늘 아내의 청을 들어서 함께 동지죽 새알을 빚었는데, 잠시 후 동지죽을 쑤어서 내 책상 앞에 내 놓는다. 식구도 적어서 아주 조금만 끓였다고 한다.나는 시를 지을 지 몰라서 종일, 이리저리 뜯어 고쳐가며 겨우겨우 한 수를 지었다. 이번엔 5언절구를 지어 보았는데, 五言이 더 어려운..

고교 졸업 50주년 기념시

어제는 봄날씨 같더니, 오늘은 제법 추운 일요일이었다.오전에는 해동소학 강의준비를 하고, 오후에는 한시 한 수를 지어 보았다.올 3월 6일에 고교졸업 50주년 기념행사를 한다고 한다.절구로 지을려다가 율시로 지어 보았다.아직 완성품은 아닌데, 우선 여기에 저장해 두었다가 훗날 또 다듬어 보자. 鐵道高 卒業 五十周年 感懷 龍山驛畔聚賢良(용산역반취현량)용산역 인근에 어진 인재들이 모이니,八道英才志氣强(팔도영재지기강)전국의 영재들, 그 기상이 강했다. 雪案貧寒艱苦歷(설안빈한간고력)가난 속에서도 열심히 하여 고난을 이겨내고靑雲萬里世名光(청운만리세명광)청운의 뜻 만리에 펼쳐 이름을 빛냈도다. 五旬歲月如流去(오순세월여류거)세월은 오십년이 흘러서半白知音擧一觴(반백지음거일상)반백의 벗들이 술잔을 든다. 再約期頤情不變(..

겨울비 내리던 밤

어제 겨울비 내리던 밤에 끄적거렸던 글을 옮겨 적는다. 겨울비가 내린다.주말 근무가 한산하다.무엇이라도 써 보고 싶은 밤이다.출근할 때 괜히 미안해 하며 안쓰러운 눈으로 나를 보던 아내 생각에 절구를 한 수 지어 보았다.冬夜思妻(동야사처)冷影孤燈夜色闌(냉영고등야색란)찬 그림자 외로운 등불아래 밤은 깊어 가는데,寒窓細雨透衣殘(한창세우투의잔)찬 창문에 가는 비 내려 옷에 스며든다.臨行送我愁顔切(임행송아수안절)떠나올(출근) 때 나를 염려하던 얼굴 애절하지만,却憶温容慰此難(각억온용위차난)도리어 나는 따스한 얼굴 떠 올리며 이 밤을 위안 삼노라.잘못돤 곳은 없는지 모르겠다.제목을 冬夜細雨로 할려다가 細雨가 본문에 나와서 바꾸어 보았다.우선 이 정도만 해 놓고, 내일 또 고쳐보자...에고~~... 시간도 잘간다.

따뜻한 겨울날의 생각

어제 일이 생각난다.대설이 사흘 지난 겨울 날씨 치고는 따뜻했다.해동소학 가언편 19장까지를 강의하고 집으로 향한다.버스를 타면 몸이야 편하지만, 부산시민공원을 가로질러 그냥 걷는다.걸으면서 이것저것 생각해 본다.오늘 강의는 어떠하였는지...결석한 분은 왜 나오지 않았을까... 다음은 이런저런 생각 끝에 지어 본 절구이다.講罷歸家所感 冬陽和暖似春暉(동양화난사춘휘) 겨울 햇살이 온화하고 따뜻하여 봄빛과 같네. 漫步公園向我扉(만보공원향아비) 공원 길을 거닐며 나의 집으로 향한다. 今日講論聊自足(금일강론료자족) 오늘 강의는 그럭저럭 괜찮았는데此中真味幾人歸(차중진미기인귀) 이 속의 참된 맛을 아는 이 몇이나 될까? 공부삼아 평측도 적어둔다.평평평측측평평측측평평측측평평측측평평측측측평평측측평평원래는 제4구를..

영광평생교육원보 원고

올해 원보를 발간하는데, 원고 수집이 잘 되지 않아 매우 신경이 쓰였다. 그래서 나도 몇 자 적어서 준비를 했다.한시는 요즘에 몇 수 지어 보았다만, 그 중에 최종 두 수만 이번 원고에 넣기로 했다. 小學講義所感 본원강사 三乎 趙奉翼 창밖에는 가을이 한창인데, 또 컴퓨터 앞에 앉았다. 엊그제 밤에 초안을 잡아두었던 한시를 꺼내어 다듬어 본다. 미미한 실력으로 이리저리 바꾸며 맞추어 간 끝에 겨우겨우 한 수를 얽었다. 盛唐 때 시인 王維가 二句三年得(이구삼년득), 一吟雙淚流(일음쌍누류)라 하였는데, 두 구를 삼 년 만에 얻고서, 한 번 읊조리니 두 줄기 눈물이 흐른다는 뜻이다. 작시의 어려움을 표현한 것인데 가히 실감이 난다. 夜讀憶訓(야독억훈)秋夜孤燈課古經(추야고등과고경) 가을밤 외로운 등불 아래 옛..

夜讀自省

오늘은 쉬는 날, 창 밖에는 단풍이 한창인데, 며칠전 초안잡아 놓았던 것을 오전 내내 끙끙알아가며 겨우 겨우 얽은 시 한 구절이다.시간 보내기는 작시가 제격이다.다듬는 과정에서 처음의 시의가 조금은 변했다만, 대충 이 정도만 해두고, 오늘은 성신학당의 홍어장수 문순득 표류기 강연에 가볼까 한다. 秋夜感懷(추야감회)秋夜深沉獨展功(추야심침독전공)깊어가는 가을 밤에 홀로 펼쳐 공력을 닦는데茫茫學海不成窮(망망학해불성궁)끝없는 학문의 바다, 다 이룰 수가 없구나或譏吾講猶疏拙(혹기오강유소졸)혹자는 나의 강의가 졸렬하다 하겠지만,後日毫釐憶此衷(후일호리억차충)훗날 조금은 이 정성을 알아 주리라. 또 이런 구절도 엮어 보았다. 운이 맞지 않는다.秋夜課愧 秋夜孤燈開古卷(평측평평평측측)茫茫學海勉舟行(평평측측측평평)少時..

古典講義有感(고전강의유감)

가을날 오전, 지극히 여유롭다.내가 봉사하는 단체 영광평생교육원에서는 해마다 원보를 발행한다. 프로그램이 한문 고전이다보니, 아무래도 나이가 연만하신 노인들이 많고, 따라서 원보를 발행한다고 하여도 원고 수집이 지지부진하다.한편으로는 이해도 된다. 전문 문인들도 아닌데다가, 한번 인쇄해 놓으면 추후 고칠 수도 없는 글, 남에게 내 놓을 글을 나이드신 노인들이 쉽게 써 지겠는가?그래서 나는 시를 잘 모르는데, 오랫만에 고심고심해가며 절구를 한 수 얽어보았다. 우선 이곳에 보관해 둔다. 夜讀憶訓 秋夜孤燈課古經(추야고등과고경) 가을밤 홀로 등불 켜고 옛 경서를 공부하는데,평측평평측측평 如聞父訓夢中聲(여문부훈몽중성) 꿈속 아버지의 가르침을 듣는듯 하네평평측측측평평 少時不究心猶怠(소시불구심유태) 젊을 적에 정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