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

萬里瀨(만리뢰)

경전선 2022. 5. 24. 11:18

아침에 비보를 듣고 마음이 너무나 황망하다.

억지로 마음을 안정시키려고 이것저것 정리를 하는데, 

예전에 메모해 둔 싯구를 발견하고 여기에 다시 옮겨 둔다.

 

朴誾(박은)은 연산군 때 사람으로 17세 진사, 18세 문과에 급제한 사람이다. 그는 유자광의 간사함을 비판하는 소를 올려 파직되었다가, 25세 때는 아내마져 사별을 하고 술과 시로 마음을 달래었고, 경제적, 정신적으로 불우한 생활을 하다가 갑자사화 때 동래로 유배를 왔다가 결국 사형을 당했다. 당시 26세였다고 한다.

 

제목이 萬里瀨(만리뢰)인데, 瀨(뢰)가 무슨 뜻일까? 여울, 급류... 沙石 위를 흘러가는 얕고 빠른 물이란다.

 

雪添春澗水(설첨춘간수) 눈은 녹아 봄 물을 더하고

鳥趁暮山雲(조진모산운) 새들은 저문 산 구름을 뒤쫓는다

淸境渾醒醉(청경혼성취) 맑은 이곳에 취기가 깨어

新詩更憶君(신시갱억군) 새로 시를 지어 다시 그대를 그리노라.

 

내가 적은 메모장에는 이렇게 해석이 되어 있다.

(그곳에는 로 표기되어 있다. 朴誾(박은)의 문집 挹翠軒遺稿(읍취헌유고)에는 가 맞다)

 

눈 녹아 봄의 골짜기 물을 보태고

까마귀 저무는 산 구름 속을 나네.

맑은 환경이라 정신이 들어 술이 깨고

새로 시 지으니 다시 임 생각이 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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