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비보를 듣고 마음이 너무나 황망하다.
억지로 마음을 안정시키려고 이것저것 정리를 하는데,
예전에 메모해 둔 싯구를 발견하고 여기에 다시 옮겨 둔다.
朴誾(박은)은 연산군 때 사람으로 17세 진사, 18세 문과에 급제한 사람이다. 그는 유자광의 간사함을 비판하는 소를 올려 파직되었다가, 25세 때는 아내마져 사별을 하고 술과 시로 마음을 달래었고, 경제적, 정신적으로 불우한 생활을 하다가 갑자사화 때 동래로 유배를 왔다가 결국 사형을 당했다. 당시 26세였다고 한다.
제목이 萬里瀨(만리뢰)인데, 瀨(뢰)가 무슨 뜻일까? 여울, 급류... 沙石 위를 흘러가는 얕고 빠른 물이란다.
雪添春澗水(설첨춘간수) 눈은 녹아 봄 물을 더하고
鳥趁暮山雲(조진모산운) 새들은 저문 산 구름을 뒤쫓는다
淸境渾醒醉(청경혼성취) 맑은 이곳에 취기가 깨어
新詩更憶君(신시갱억군) 새로 시를 지어 다시 그대를 그리노라.
내가 적은 메모장에는 이렇게 해석이 되어 있다.
(그곳에는 鳥가 烏로 표기되어 있다. 朴誾(박은)의 문집 挹翠軒遺稿(읍취헌유고)에는 鳥가 맞다)
눈 녹아 봄의 골짜기 물을 보태고
까마귀 저무는 산 구름 속을 나네.
맑은 환경이라 정신이 들어 술이 깨고
새로 시 지으니 다시 임 생각이 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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