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그랬듯이 아내는 성당에 가고 조용한 휴일 오전이다.
창밖은 잔뜩 흐려있다.
혼자서 이번 주로 예정된 해동소학 선행편과 출사 표 특강 준비를 마치고, 엇그제 초안 잡아두었던 시를 다듬어 본다.
지난 주 수요일 18일은 아주 약하게 봄비가 내렸었다. 공원을 질러서 걸어오는 퇴근길에 느낌이 남달랐다.
그때의 소감을 적어두었는데, 끝구절 마무리에 아주 애를 먹었다.
春雨初晴苑霧籠(平仄平平仄仄平)
退衙輕步返家中(仄平平仄仄平平)
荊妻此日如何度(平平仄仄平平仄)
定備嘉餐待我同(仄仄平平仄仄平)
봄비가 막 그쳐 공원은 안개로 둘러쌓이는데
퇴근길 가벼운 발걸음 집으로 향한다.
아내는 오늘 무엇을 하였을까
아마도 성찬을 만들어 나를 기다리고 있겠지.
荊妻는 생각도 못했는데, AI가 알려주었다.
어차피 荊妻(형처)라는 단어를 사용하였으므로 擧案齊尾(거안제미)의 주인공 孟光과 梁鴻(양홍)이 생각나서 맨 끝부분을 案鴻으로 했었다. 그런데 아무래도 느닷없이 기러기(鴻)가 나온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 鴻案도 아니고 案鴻은 억지 조합 단어인 것 같아서 이리저리 고민고민하며 바꾸다가 결국 어찌보면 평범할 수도 있는 待我同으로 했다.
아무튼 비가 살짝 내린 후 갠 공원 길을 걷는 기분을 적어 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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