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제목을 모험이라고 붙였다.
3/29일 월요일... 오랫만에, 그것도 금년들어 처음으로 석음서당에 나갔다.
그동안 그렇게 오랫동안 가지 못했던 이유는 우선 직장사정이 바쁘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일 것이고,
때로는 ○△... 점들이 어우려져 망설이다가 그만 두어버린 적도 많았다.
아무튼 모처럼의 월요일 쉬는 날이라 그곳으로 향했는데,
하필 교수님 사정으로 첫 시간은 그냥 자습을 하야 하고, 대신 박영진선생님의 시간을 당겨서 하기로 급히 연락을 했다.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수강생 중에 나이드신 두분께서 몇마디 이야기를 하셨다.
78 : 22 비율에 얽힌 이야기, 경영효율에 관한 이야기....등
그러다가 연당여사님이 나에게 갑자기 순서를 권하기에 내가 나섰다.
모험이었다. 준비도 안한 상태에서....
그래서 인사겸해서 교단에 섰다.
문득 생각나는 것이 정호선생의 春日偶成이었다. 계절 감각에도 맞고.... 짧은 시간을 메꾸기는 漢詩가 적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감히 어른들 앞에서 제가 좋아하는 시라고 칠판에 써가며 소개를 드렸다.
雲淡風輕近午天....
그런데....
다 마치고서 나중에 가만히 생각하니 오자가 있었던 것 같다.
정호 선생의 이름자에 顥라고 해야 하는데, 아마 灝하고 잘못 쓴 것 같다. 내 기억에는....
설명 도중에 박선생님이 도착하신 바람에, 나는 급히 교단을 내려왔는데..... 혹시 수강생들이 받아 적었다면.... 우야노....
그것도 여러사람들, 더구나 친하지도 않고 나이드신 어른들 앞이라서 그런지 제법 긴장이 되었다.
그래서 모험인가보다.
도전...... 도전하는 삶이 아름답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어쩌면 그자리는 한편으로는 나를 남에게 기억시킬 수 있는 기회(?)였을 것이다. 위기지학 측면에서는 말도 안되는 소리겠지만...
현실적인 측면에서 나의 목표를 위해서는 어느정도는 나의 이미지를 표시할 수 있어야 또 효율적인 길이 생길 수도 있을 것이다.
맹자는 人之患在好爲人師(인지환재호위인사) "인간들의 병폐는 다른 사람의 선생이 되기를 좋아하는 데 있다." 고 했다.
아무튼 잘난체 하다가 한번 창피를 당할 수도 있는 법이다. 앞으로 정말 신중에 신중을 기하여서 조심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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