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後石府君의 遺詩가 많이 있었는데, 그동안 분실되고 일부 남아있는 것을 拾遺(습유)하여 죽포 형님이 번역하였다.
아직 나도 검토를 못했는데, 훗날 여유로눌 때 차분히 감상해 보기 위해 우선 이곳에 저장해 둔다.
[後石公 自吟詩]
敍事詩 拾遺
祝道義國家再建(축도의국가재건, 1972년)
再建聲高振海東 재건성고진해동 도의 재건 소리 높혀 우리나라 진동한데
一邦兩斷未嘗同 일방양단미상동 한나라 둘로 나뉘어 함께 하지 못하네
究尋天道循還理 구심천도순환리 천도를 구심하여 순환하는 이치를
要識人和造化功 요식인화조화공 인화의 조화공을 알기를 요한다
國富强千年遺業 국부강천년유업 부국강병은 천년의 유업이요
民安泰百世淸風 민안태백세청풍 국태민안은 백세의 청풍이라
綱常乃定渾成就 강상내정혼성취 삼강오륜 안정되어 혼연히 성취하여
幸樂燦然長不窮 행락찬연장불궁 행락이 찬연하여 길이 다함이 없기를…
癸丑除夜(계축제야, 1973년)
甲寅遁月丙寅頭 갑인둔월병인두 甲寅년의 월건은 丙寅이 시작인데
如水光陰空轉流 여수광음공전류 광음은 물과 같아 부질없이 흘러간다
齠齡彩衣如昨日 초령채의여작일 젖이 갈고 색동옷 입은 것이 어제 같은데
懸弧衰髮在明秋 현호쇠발재명추 회갑잔치 쇠한 머리가 명년이 되었네
寒威凜凜松吹雪 한위늠름송취설 추위는 늠름하여 소나무에 눈보라 불고
暮色蒼蒼竹掩樓 모색창창죽엄루 날 저물어 창창하게 대나무 다락을 가린다
歸去應多來夜夢 귀거응다래야몽 오는 밤 꿈에 귀거래사 읊다 보니
迎新感懷正難收 영신감회정난수 새해 맞이 감회를 정히 거두기 어려워라
德山精舍講會(덕산정사강회)
春服初成麗景時 춘복초성여경시 봄옷 처음 입어 경치가 아름다운 때에
花紅柳綠兩相宜 화홍류록양상의 꽃은 붉고 버들 푸르러 두 가지 서로가 좋아
飮餘講誦舒前事 음여강송서전사 마시고 난 후에 강송하며 앞을 나누고
醉後放歌詠律詩 취후방가영율시 취후에 노래하며 율시를 읊는다
平灘遊魚依岸石 평탄유어의안석 여울에 노닌 고기 보며 안석에 기대니
茂林宿鳥坐籬枝 무림숙조좌리지 무림에 새들은 울타리 가지에 앉는다
先師一語猶今古 선사일어유금고 선사님의 말씀이 예나 지금 같은데
雖有他岐莫向之 수유타기막향지 비록 다른 길 있다고 가지를 마소
又
吾道盛衰亦有時 오도성쇠역유시 우리의 도가 성쇠함이 때가 있으니
山齋重建事當宜 산재중건사당의 정사를 중건함이 미당하도다
耕讀每欽董邵志 경독매흠동소지 경독하며 매양 동ㆍ소의 뜻을 흠앙하였고
吟哦常念杜陶詩 음아상념두도시 읊으며 항상 두보ㆍ도잠의 시를 생각했네
微香入戶和蘭氣 미향입호화란기 미향이 문에 드니 난초의 화기이고
短笛回街折柳枝 단적회가절류지 단적이 거리에 도니 버들가지 꺾는다
千年儒業今何在 천년유업금하재 천년의 유업이 지금의 어디에 있는가
行講此筵任意支 행강차연임의지 강을 하는 이 자리는 임의대로지
乙卯除夕(을묘제석, 1975년)
無情歲月若流川 무정세월약류천 무정한 세월은 물같이 흘러가는데
諸事未成送舊年 제사미성송구년 제반사를 못이루고 묵은 해를 보내는구나
瑞光融融編宇宙 서광융융편우주 서광은 온화하게 우주를 엮는데
祥雲靄靄起城邊 상운애애기성변 상운은 피어올라 성변에 일어난다
欲求遠祉無安逸 욕구원지무안일 멀리 행복구하려도 펴안치 못하고
視覺前非正不眠 시각전비정불면 비로소 전에 잘못 알고서 잠못이루네
兒等遠離音信隔 아등원리음신격 아이들 멀리 떠나 있어 소식이 막혔고
老妻傷感一宵連 노처상감일소연(련) 늙은 아내 감상에 젖어 밤을 세우네
吾有五子 其中末子 生有異質 才能非凡 一聞一見 輒誦記之 更不再問 人皆謂天才云 故寵愛之 偶然得病一年餘 乙卯八月 而喪其命 是實吾之德薄也 不思自思 欲忘難忘 次子 居忠南 三子在江原 四子於釜山而未歸 惟有冑子侍側 送舊迓新 環堵蕭然 寂寥感悲 偶吟一韻送之 此一笑之資也 以此斤正如何
오유오자 기중말자 생유이질 재능비범 일문일견 첩송기지 갱불재문 인개위천재운 고총애지 우연득병일년여을묘팔월이상기명 시실오지덕박야 불사자사 욕망난망 차자 거충남 삼자재강원 사자어부산이미귀 유유주자시측 송구아신 환도소연 적요감비 우음일운송지 차일소지자야 이차근정여하
내 다섯 아들 있어 그 끝에 아이가 특이한 바탕에 재주가 비범하여 한번 듣고 본 것은 문득 외우고 기억하여 두번 다시 묻지 않으니 모든 사람이 천재라고 말하였다. 그래서 총애하였더니 우연히 병을 얻은지 일년 나머지 乙卯(1975년) 8월에 죽었다. 이는 실로 나의 박복한 탓이라 생각하지 않으려고 해도 저절로 생각이 나고 잊으려해도 더욱 잊기 어렵구나. 둘째는 충청남도에 셋째는 강원도에 넷째는 부산에 있어 오지 못하는데 오직 큰아들만 옆에서 있어 송구영신을 하고 있다.
쓸쓸한 작은 방에 비감이 적적하여 우연히 한 수 읊어서 보내오니 이 한번 웃음거리를 보고서 고쳐주세요(이 서글픈 제야시름 아마도 평소 시를 논하던 道開里 陽川 朴在柱 선생에게 평을 부탁한 것이라 짐작된다).
丙辰元宵(병진원소, 1976년 설날 저녁)
已越立春纔九日 이월입춘재구일 입춘이 지난지가 이제 구일인데
欲收萬念夜遲遲 욕수만념야지지 온갖 잡념을 거두려니 밤이 더디고 더디다
由來風俗皆依舊 유래풍속개의구 유래한 풍속은 다 옛것이 의지하고
物色生態隨變時 물색생태수변시 물색의 생태는 시대변화에 따른다
繞膝稚孫呈自樂 요슬치손정자락 무릅에 두른 어린 손자들은 즐거움을 주는데
遠離諸子省無期 원이제자성무기 멀리 떠난 자식들 귀성기약이 없구나
懸燈若使求淸福 현등약사구청복 등불 걸고서 청복을 구하지만
捨此有誰盍享之 사차유수합(개)향지 이를 두고 누가 있어 어찌 누리지 않을까
謹次栗里精舍韻(근차율리정사운, 1983년 癸亥 夏)
勝地林泉成一椽 승지임천성일연 이름난 곳 임천에 한집을 이루니
書聲慣耳已多年 서성관이이다년 글 읽는 소리 귀에 익은지 이미 오래여라
轔轔巨轍臨門外 린린거철임문외 문밖엔 큰수레바퀴 소리 린린거리고
濟濟峨冠滿座前 제제아관만좌전 위엄 있는 높은 선비 자리에 가득하다
晨誦北窓司馬史 신송북창사마사 새벽에는 북창에서 사마사를 외우고
晝耕南畝董生田 주경남무동생전 낮에는 남묘에서 동중서의 밭을 갈다
箇中雅趣誰能識 개중아취수능식 이가운데 아취를 누가 능히 알리오
栗里淸風聊揖牽 율리청풍요읍견 율리의 청풍을 애오라짇 당겨온다
獨行甘井洞墓祀道中吟(독행감정동묘사도중음, 庚申 10. 12)
霜風木落歲寒天 상풍목락세한천 서릿바람 낙엽지고 세한인데
孝思悠悠景祖先 효사유유경조선 선조경앙 효사가 유유하여라
侍老隨行如昨日 시로수행여작일 노친 모시고 수행한 것이 어제같것만
扶笻獨步又今年 부공독보우금년 지팡이에 홀로 거닐며 또 금년이구나
雲仍繁衍垂饒後 운잉번연수요후 자손들 번연하여 후에 드리우고
香火連綿續例前 향화연면속례전 향화가 계속 이어 전례를 이어간다
十載經營齋室建 십재경영재실건 10년을 경영하여 재실을 마련하였으나
雖勤未了恨無邊 수근미료한무변 비록 근면했어도 마지못해 한이 끝없네
※나 어릴제 부친따라 시향에 가던 생각이 떠올라 감회가 깊어진다
偶吟(우음)
物中最貴是人生 물중최귀시인생 만물 중에 가장 귀함은 바로 인간인데
百行之源孺慕情 백행지원유모정 백행의 근원은 부모를 그리워하는 마음이라
南極明星精彩轉 남극명성정채전 남극의 밝은 별 정채가 흐르고
東山暾日瑞光淸 동산돈일서광청 동산의 아침해 서광이 맑도다
儉勤爲業歸田里 검근위업귀전리 근검으로 업을 삼고 전원에 돌아와
榮利無求遠洛城 영리무구원락성 영리를 구하지 않으니 서울이 멀다
保守靑氈家道泰 보수청전가도태 청전을 지키며 가도가 태평하여
父慈子孝永安平 부자자효영안평 부자자효하며 길이 평안하기를 바란다
莫登子規樓:寧越 端宗祭 白日場(막등자규루:영월 단종제 백일장, 1979. 3. 10)
冤鳥飛來帝子州 원조비래제자주 원통한 새 제자주에 날아와
空山月下莫登樓 공산월하막등루 공산에 달 지거든 누에 오르지 말라
爾聲若聞千年恨 이성약문천년한 네 소리는 천년의 한을 듣는 것아
我思尤深萬古愁 아사우심만고수 나의 생각 만고의 수심 더욱 깊어만 간다
報德寺鍾時寂夜 보덕사종시적야 보덕사 종소리에 밤이 적막하고
莊陵松栢歲寒秋 장능송백세한추 장릉의 송백은 세한의 가을이라
錦江亭上捲歸客 금강정상권귀객 금강정 위에 돌아오는 손은
遙望煙波憾不收 요망연파감불수 멀리 연파를 바라보며 한을 거두지 못하네
※백일장에 入賞하셨다고 즐거워 하시던 모습이 기억난다. 불초 득승
觀瀾亭詩會(관난정시회, 戊午 1978. 3. 17)
以文開會硏田耕 이문개회연전경 이문회우 모임 갖고 벼루를 갈며
滿座靑襟士者名 만좌청금사자명 청금(학생의 옷)이 가득함은 선비의 이름이라
玄鷰尋巢簷角入 현연심소첨각입 검은 제비 집 찾아 처마에 들고
黃鸝喚友柳枝行 황리환우유지행 꾀꼬리 벗을 불러 버들가지로 행한다
觀瀾亭上和風發 관난정상화풍발 관란정 위에는 화풍이 불고
水堰堤下爽氣生 수언제하상기생 수언제 아래는 상기가 인다
時適三春煙景好 시적삼춘연경호 때는 마침 삼춘이라 경치 좋으니
更期勝事每年成 갱기승사매년성 이 좋은 일 해마다 있기를 기약하노라
落照(낙조)
金烏紅帶向西天 금오홍대향서천 붉은 해가 서쪽 하늘을 향해 지는데
宿鳥投林聚一邊 숙조투림취일변 새들은 숲을 향해 한쪽으로 모인다
逃市蓬牕凝紫靄 도시봉창응자애 시름 벗어난 봉창에는 붉은 노을 어리고
遠村城府起蒼烟 원촌성부기창연 먼 마을 성부엔 푸른 연기 일어난다
樵童弄笛還山裡 초동농적환산리 초동은 피리불며 산에서 돌아오는데
行客催鞭到店前 행객최편도점전 행객은 채찍 재촉하여 가게 앞에 이르네
武帝歡懷汾水恨 무제환회분수한 무제는 환회가 분수의 한이요
景公嘆淚亦如然 경공탄루역여연 경공의 판식의 눈물 또한 그러네
丙辰除夜(병진제야, 1978년)
人間百事皆由天 인간백사개유천 인간의 모든 일이 다 하늘에 달렸으니
浪費居諸未得全 낭비거제미득전 낭비하나 거저 온전함을 못 얻었다
潤滑紅顔如昨日 윤활홍안여작일 윤기흐른 홍안이 어제 같은데
蕭疎白髮又明年 소소백발우명년 쓸쓸하게 백발이 또 명년을 맞네
星移物換寒猶續 성이물환한유속 세상은 변천한데 한미함 이어가고
丙去丁來歲替連 병거정래세체련 丙辰년 가고 丁巳년으로 해가 바뀌네
飮洽屠蘇酣偃臥 음흡도소감언와 도소주 흠뻑 마셔 취하여 누우니
野鷄唱警北窓眠 야계창경북창면 들닭이 울어서 북창의 잠을 깨운다
顯忠日有感(현충일유감)
每當此日想夷齊 매당차일상이제 매양 이날을 맞아 백이숙제를 생각하니
殉國英靈首自低 순국영령수자저 순국한 영령 앞에 머리가 저절로 숙인다
壯士高名眞赫赫 장사고명진혁혁 장사의 높은 명예 참으로 혁혁하고
生民追慕永凄凄 생민추모영처처 백성들 추모가 길이 쓸쓸하구나
强分疆土爲讐界 강분강토위수계 강토가 강제로 나누어 원수경계가 되었으니
願合同胞廢防堤 원합동포폐방제 동포가 합쳐서 제방을 헐기 원하노라
千古悠悠忠義節 천고유유충의절 천고에 유유한 충의의 절개를
所懷記念一言題 소회기념일언제 소회를 기념하여 한말씀 쓰노라
詠霜菊(영상국)
直節凌霜等史魚 직절능상등사어 서리를 능멸한 곧은 절개 사어와 같고
誰知其味每停驢 수지기미매정려 누가 그 멋을 알아 매양 나귀를 멈출가
有枝難借棲梧鳳 유지난차서오봉 가지가 있으나 오동에 깃든 봉황이 벌리기 어렵고
無實非關覓栗狙 무실비관멱율저 열매가 없어 밤 찾는 다람쥐는 관계가 없다
早謝春風憐杜宇 조사춘풍련두우 일찍 봄바람에 지는 진달래가 가련하고
晩含秋夜滿蟾蜍 만함추야만섬서 늦게 가을밤에 둥근 달을 머금었다
端叢疎葉眞可愛 단총소엽진가애 짧은 떨기 성긴 잎이 참으로 사랑스러우니
勿剪他時戒牧猪 물전타시계목저 다른때 치지말고 돼지기름을 경계하라
※아마도 국화시에 어울리지 않는 운자 고기, 나귀, 다람쥐, 두꺼비, 돼지를 가지고 오묘하게 상국에 연결시킨 詩才를 연상케 한다.
山陽文會韻(산양문회운, 壬戌 1982. 4. 15)
叔世扶支一線陽 숙세부지일선양 말세에 한줄기 양을 부지하니
衣冠文物倍生光 의관문물배생광 의관과 문물이 더욱 빛이 난다
洋風驅逐三千里 양풍구축삼천리 서양풍이 삼천리에 몰아부치니
吾道布傳四八方 오도포전사팔방 우리 도를 사방팔방에 전파하리
酒熟朋來而適合 주숙붕래이적합 술 익고 벗이 오니 적합하고
花開雨霽也無妨 화개우제야무방 꽃피고 비 개이니 무방하도다
年年此會爲期定 년년차회위기정 해마다 이모임 기약을 청하니
萬冗排擠豈有忙 만용배제기유망 온갖 번거로움 배제하면 어찌 바쁘리오
又(甲子 1984. 4. 15)
以文會友伴靑春 이문회우반청춘 글로써 벗을 모아 청춘을 동반하니
咏月吟風句句新 영월음풍구구신 풍월을 읊으니 글귀마다 새롭다
漁父可憎風颯颯 어부가증풍삽삽 어부는 바람이 새참이 가증스럽고
農夫惟願雨頻頻 농부유원우빈빈 농부는 오직 비가 자주 오길 원한다
峨洋曲裡消憂惱 아양곡리소우뇌 아양곡 속에 근심 번뇌가 사라지고
絃誦聲中脫俗塵 현송성중탈속진 현송의 소리에 세상사 벗어난다
有事西疇身已老 유사서주신이로 일이 서주있으니 몸이 이미 늙어서
暮年偶作一閑人 모년우작일한인 저물어 가는데 한가한 사람 되었네
南星養老堂詩會(남성양노당시회)
南星來照此堂明 남성내조차당명 남극 노인성 이집에 밝게 비추고
萬笏蒼山一片城 만홀창산일편성 만홀산 푸르는 일편의 성이라
茶酒閒中忘世慮 다주한중망세여 차와 술 한가하여 세상일 잊고서
烟霞好處惹詩情 연하호처야시정 안개 노을 좋아서 시정을 이끈다
峰頭雨洗林容潔 봉두우세임용결 산봉우리 비오니 숲이 깨끗하고
江上風收鏡面平 강상풍수경면평 강 위에 바람 걷히어 수면이 평하다
士林鄕約依舊在 사림향약의구재 사람들의 향약은 옛날을 의지하니
千秋無愧著譽聲 천추무괴저예성 천추에 부끄럼 없이 칭예를 나타내세
五萼亭詩會(오악정시회)
曾年飽聞起斯亭 증년포문기사정 일찍이 이 정자가 있음을 많이 들었는데
是日被招始到停 시일피초시도정 오늘에 초대 받아 비로소 이르렀네
澗石參差添雨白 간석삼차첨우백 시냇돌 들숙날숙 비맞아 하얗고
峯巒突兀鏁煙靑 봉만돌올쇄연청 봉만은 우뚝 솟아 안개속에 푸르다
千林滿壑含千態 천림만학함천태 천림과 만학에 천태를 머금고
五萼題軒照五星 오악제헌조오성 오악의 헌액에는 오성이 비치었다
擧世淆紊人皆醉 거세효문인개취 온세상 어지러워 사람이라 취했는데
君子廉潔子眞醒 군자염결자진성 군자는 염결하여 그대는 참으로 깨었네
六臣忠義日月爭光(육신충의일월쟁광, 端宗祭)
大義堂堂振海東 대의당당진해동 대의는 당당하여 해동에 떨치니
與之日月瑞光同 여지일월서광동 해와 달과 더불어 서광이 한가지라
千秋無愧夷齊節 천추무괴이제절 천추에 백이숙제의 절개에 부끄럽지 않고
百世長傳亮蠋風 백세장전량촉풍 백세에 제갈량과 왕촉의 풍도를 길이 전하리
扶植三綱正法裡 부식삼강정법리 삼강의 정법을 붙들어 세우고
恒存一片丹心中 항존일편단심중 일편단심을 항상 존하고 있다
當時使命鴻毛落 당시사명홍모락 당시의 사명을 홍모와 같이 버리고
肯劾塵間達又窮 긍핵진간달우궁 진세의 달하고 궁함을 캐물어 보리라
山陽文會韻(산양문회운, 庚申 1980. 4. 15)
文會展開瑞日明 문회전개서일명 산양문회 열리니 서일이 밝아
津津雅趣道心淸 진진아취도심청 아취는 진진하여 도심이 맑도다
斜陽映水看魚躍 사양영수간어약 석양이 물에 비쳐 고기 뛰는 것 보이고
綠樹繁陰聞鳥聲 녹수번음문조성 녹수는 그늘 번성하여 새소리 들린다
久阻常思猶有誼 구조상사유유의 오래 소식 막혀 항상 생각에 정의가 있음이라
相逢乍別似無情 상봉사별사무정 서로 만나 잠깐 이별은 무정한것 같네
吾鄕堅執微陽線 오향견집미양선 내고향의 미양의 선을 굳게 지켜서
永世遺傳不朽名 영세유전불후명 영세토록 전하여 이름이 없어지지 않으리
仲秋月(중추월, 1980. 10)
果熟田稔四海秋 과숙전임사해추 오곡백과 익어가는 온세상이 가을이라
東山月色入窓流 동산월색입창류 동산에 달빛은 창에 들어 흐른다
狀如圓鏡如當面 상여원경여당면 둥근 거울 같아 얼굴을 대하는 듯
影似長燈似映頭 영사장등사영두 장등의 그림자에 머리 비치는 듯
題詠場中排趣興 제영장중배취흥 읊고 쓰는 장 가운데 흥취를 돋우고
望思臺上惹鄕愁 망사대상야향수 망사대 위에는 향수를 느끼네
年年勝景於斯在 년년승경어사재 해마다 좋은 경광 여기에 있으니
此外歡情更他求 차외환정갱타구 이밖에 기쁜 정을 어디에서 찾을고
觀瀾亭詩會(관란정시회)
折簡相招會此堂 절간상초회차당 편지로 서로 불러 이집에 모이니
斯筵雅趣正難忘 사연아취정난망 이자리의 고아한 정취 잊기 어려워라
無心渡世思慮遠 무심도세사려원 무심히 세상을 지나 생각이 멀어지고
有術觀瀾意味長 유술관란의미장 관란의 방도 있음이 의미가 길다
半砌蕙蘭開別界 반체혜란개별계 섬돌의 반쯤 혜란은 별난 세계요
一江烟雨好風光 일강연우호풍광 한강의 안개비는 풍광도 좋구나
樽前爭唱驚人句 준전쟁창경인구 준전에 감동하는 시를 다퉈 창하니
自愧我遊翰墨場 자괴아유한묵장 내가 한묵장 노닌 것이 부끄럽구나
明信契韻(명신계운, 庚申 1980. 11. 15)
風颯雪寒杖屨輕 풍삽설한장구경 쌀쌀한 설한풍에 장구도 가벼워
相逢信也不謀榮 상봉신야불모영 서로 믿음으로 만나니 영화를 꾀하지 않는다
幽情暢敍眞堪樂 유정창서진감락 그윽한 정 화창하게 펴니 참으로 즐거우니
更進含杯興自生 갱진함배흥자생 다시 잔을 권하니 흥이 절로 난다
又
士業經綸有重輕 사업경륜유중경 경륜은 선비의 업이라 경중이 있고
保身廉潔自爲榮 보신염결자위영 염결로 보신하니 스스로 영화롭다
山陰古事山陽在 산음고사산양재 산음의 난정고사가 보성에 있으니
百世龜鑑遺後生 백세귀감유후생 백세에 귀감되어 후생에게 물려준다
梅月堂韻(매월당운, 庚戌 1970. 4. 20)
倦客登臨杖屨輕 권객등임장구경 늦은 손이 오르느라 장구가 가벼운데
南州遠播此堂名 남주원파차당명 남녘에 매월당 이름 멀리 퍼졌네
詠觴盡日團欒席 영상진일단란석 종일토록 영상하는 단란한 자리라
雅趣津津忘世情 아취진진망세정 아취가 진진하여 세상 생각 잊었다
梅月堂落成韻(매월당락성운, 庚戌 1970. 4. 20)
高士眞心養性天 고사진심양성천 고사들 진심으로 천성을 기르며
風乎山上浴乎川 풍호산상욕호천 산상에서 바람 쏘이고 냇가에 목욕한다
賢人遺躅難荒廢 현인유촉난황폐 현인의 남긴 자취 황페키 어려워
傳誦于今四百年 전송우금사백년 전송한지 우금에 사백년이라
梅月堂講會(梅月堂講會, 癸丑 1973. 4. 27)
賢主佳賓共上樓 현주가빈공상루 현주와 가빈이 함께 루에 올라
講論大義誦春秋 강론대의송춘추 대의를 강론하고 춘추를 외운다
名山淑氣自終古 명산숙기자종고 명산의 맑은 기운 예로부터 마치니
滿目風光澹欲流 만목풍광담욕류 눈에 가득한 풍광이 담담히 흐르고자 하네
又(丙辰 1976. 4. 8)
遺址堂成翼若飛 유지당성익약비 유지에 당을 이루니 익연히 나를듯한데
群賢咸集俗人稀 군현함집속인희 군현이 다 모여 속인이 드물다
洞中勝景今猶古 동중승경금유고 동중의 승경은 예나 지금이 같은데
憶昔陶公果賦歸 억석도공과부귀 옛 도잠을 생각하며 부를 짓고 돌아온다
明信契韻(명신계운, 丁巳 1977. 11. 20)
德不孤哉必有隣 덕불고재필유인 덕이 있어 외롭지 않다 반드시 이웃이 있어
明其信義倍加新 명기신의배가신 그 신과 의를 밝혀 배나 더욱 새롭다
幽情暢敍難分手 유정창서난분수 그윽한 정 창서하니 헤어지기 어려워
更進一盃賀主人 갱진일배하주인 다시 한잔 권하며 주인이 하례하네
又(癸亥 1983. 3. 20. 於熊峙)
雨歇江南景色遲 우헐강남경색지 비 개인 강남에 경색이 더딘데
春塘水滿觀淸漪 춘당수만관청의 춘당에 물 가득해 맑은 물결을 보네
帝岩聳出當前立 제암용출당전립 제암산 높이 솟아 앞에 서 있고
太古遺風拂面吹 태고유풍불면취 태고의 유풍이 얼굴에 불어온다
示諸生(시제생, 輔仁修契時)
同槧講學幾多時 동참강학기다시 분판을 함께 하고 강학한지 얼마인가
散處四方面亦稀 산처사방면역희 사방에 흩어 사니 얼굴 보기 드물도다
一會唱酬眞可樂 일회창수진가락 한번 모여 창수하니 참으로 즐거우니
相親相近莫言違 상친상근막언위 서로 친근하자는 말 어기지 말라
景仰契修契韻(경앙계수계운, 丁巳 1977)
世變如斯事皆新 세변여사사개신 세상이 이같이 변하니 모든 일이 새롭다
今年尤少去年人 금년우소거년인 금년에는 더욱 지난해 사람이 적네
諸君莫向求名利 제군막향구명리 제군들은 명리욕만 구하려 하지 말소
德不孤哉必有隣 덕불고재필유린 덕이 있으면 외롭지 않고 이웃이 있다네
又
泥屐徐行近午天 니극서행근오천 진흙 신발 더디어 한나절인데
宿雲飄雪暗山川 숙운표설암산천 구름 끼고 눈보라쳐 산천이 어둡네
高長師道而今在 고장사도이금재 고장한 사도가 여기에 있어
揖讓論詩老少年 읍양논시노소년 노소가 읍양하고 시를 논하네
梅月堂講會韻(매월당강회운, 癸亥 1983. 4. 8)
故堂舊址又堂成 고당구지우당성 옛 집터에 또 집을 지어서
後裔獻誠追慕情 후예헌성추모정 후예들 헌성으로 추모하는 정이라
歲歲邀朋文會樂 세세요붕문회락 해마다 벗을 불러 문회가 즐거우니
願期長久世安平 원기장구세안평 오래도록 세상이 평안하길 원하네
六一生朝有感
甲寅八月二十一日生朝有感(갑인팔월이십일일생조유감)
曾歲甲寅我受生 증세갑인아수생
再廻今日感親情 재회금일감친정
劬勞不惲彛倫重 구로불운이륜중
愛護無窮德蔭淸 애호무궁덕음청
謾被諸兒開此席 만피제아개차석
猥蒙佳客會孤城 외몽가객회고성
傍人倘識余心否 방인당식여심부
將謂君家宴樂平 장위군가연락평
일찍이 갑인년에 내가 태어났는데
다시 오늘이 돌아오니 어버이 정을 느끼네
구로의 정과 인륜이 중함을 흔후치 못한데
애호해 주신 음덕이 무궁하구나
무람되이 아이들이 이자리를 열어서
외람되게 가객들이 이곳에 모였네
주위사람은 혹시나 내마음을 아는가
여러분의 집에도 즐겁고 평안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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