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생각해 보면 점차 이런 식으로 몸이, 마음이 망가져 가는 가 보다.
그래서 정신과 치료를 받게되고....
그런 치료를 받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모두 남의 이야기로 들렸고, 나와는 아무 상관도 없는 것으로 여겼었다.
그런데... 그런데..... 요즘 점차 그런 것들이 나의 이야기로 들린다.
지역 책임자가 바뀌고.... 의례히 그렇듯이, 신임 나으리들은 현장을 순회한다.
그러면 자연히 소속책임자는 긴장하게 마련이다.
며칠 전 정말 애써서 나으리 래방을 준비했더니, 연기되고....
이제 연기된 순방이 다음 주 월요일에 온다고 한다. 하필 내가 쉬는 날인데....
이달만 해도 이미 사흘 휴무를 반납했고, 다시 월요일 휴무를 또 반납해야 한다.
참, 날짜 아다리도 맞지 않는다............
아무튼 나는 웃사람이 그냥 내 옆에만 와도 긴장이 된다.
또 날 불러서 뭐라고 질문하면 어떻게 하나... 하고 긴장이 된다.
옛날엔 내가 이렇지는 않았는데, 왜 이럴까?...하면서 매사에 자신을 잃어간다.
그래서 망가져 가는 사람들이 대부분 이런 식으로 진행될 것이다.
일하는 것이 재미가 없고, 자기는 매사에 잘못만 해서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다고 자학하게 되고,
옆사람 들은 다~ 탱자탱자 편히 지내는 것 같고,
그러다보니 그들에 대한 분노가 꽉차고.....
요즘 내가봐도 나는 신이 나지 않는다. 내가 진정 잘할 수 있는 분야는 다른 것인데,
잘 안되는 것에 매달려 끙끙대야만 한다.
아무 실적도 안나오는데서 뭘 만들어 내야 한다.
승무원들은 꿈쩍도 않하는데, 나혼자 발버등 쳐야 한다. 마치 허공을 향해서....
오늘도 선배 정년퇴임식에서 까지 내가 사회를 봤다. 낸들 하고 싶었겠는가?
다행히 분위기는 잘 리드해 갔기 때문에 나의 역할에 그런대로 스스로 평점을 주고 싶다만, 사실은 억지로 보았다.
그런 것 까지 내가 참견해야 하나?
하긴.... 그 자리에 참석조차도 아니한 사람도 있었다.
똑똑한 사람들.....
이런 분위기에서는 절대로, 절대로 향후 선임자 노릇을 아니하리라.
누구는 계속 뺀질이고, 면도칼이고.....나 혼자서 아무 보답도 없고, 알아주지도 않는 공허한 헌신을 하지 않으리라.
내일은 서울 초딩 동창회 모임에 가야한다.
생각해 보면 그 모임조차도 가기 싫다. 멀기도 하고....
내일 새벽 근무를 앞두고서, 초저녁에 자리에 들기전에 몇자 적어 보았다.
2010. 6. 18. 21: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