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유적

한가위 낙서

경전선 2025. 10. 6. 18:37

명절에 아들네 집에 왔다.
내가 상경하면 아이들이 편하기 때문이다.
가보고 싶은 곳 몇 군데가 있는데, 연휴에 모두 휴관이다.
심심풀이로 동문회 밴드에 썼던 글을 여기에도 놀려둔다.

존경하는 선후배 동문여러분!
즐거운 명절 보내시기 바랍니다.
날씨가 흐려서인지 별로 명절 기분이 나지 않네요.
명절 인사를 겸하여,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의 출전을 알아 봅니다.

이는 조선 후기 순조 때 문인 金邁淳(김매순)이 쓴 洌陽歲時記(열양세시기)에 나오는 말입니다.

洌陽은 곧 한양을 말합니다. 漢水를 洌水라고도 하지요. 즉 洌陽歲時記(열양세시기)는 한양지방의 세시풍속을 적어 놓은 것입니다. (*冽 찰 렬, 맑을 렬)

韓末에 滄江 金澤榮(창강 김택영)이 중국의 당송팔대가에 견주어서, 우리도 그에 못지않은 유명한 문장가가 많다하여 우리는 팔대가보다 한사람을 더 많게 고려와 조선조의 아홉사람을 선정하고 麗韓九家(여한구가)라고 하였는데, 김매순은 이 여한구가에 들었던 유명한 문인이지요.
나중에 김택영의 제자 왕성순은 여한구가에 자기 스승인 김택영을 더하여 麗韓十家文抄(여한십가문초)라는 책을 펴 냅니다.
(* 여한구가: 김부식, 이제현, 장유, 이식, 김창협, 박지원, 홍석주, 김매순, 이건창)

열양세시기에 보면...,
嘉排之稱이 昉於新羅하니
가배(嘉排)라는 명칭은 신라에서 비롯되었으니,

而是月也에 百物이 成熟하고 中秋又稱嘉節이라.
이달에는 백가지 물건(모든 곡식)이 익고, 중추 또는 가절이라 이른다.

故로 民間이 最重是日하야
그러므로 민간에서는 이 날을 가장 중요하게 여겨서

雖窮鄕下戶라도 例皆釀稻爲酒하며 殺鷄爲饌하고
비록 궁벽한 시골의 하층 집안에서도 모두 벼(쌀)로 술을 빚고 닭을 잡아 반찬을 만들며,

肴果之品이 侈然滿盤爲之하니
안주와 과일을 사치스러울 정도로 상에 가득 차리게 되니,

語曰 加也勿減也勿하고
但願長似嘉排日이라 하나니라.
(속담에)말하기를 더하지도 말고 덜하지도 말고, 다만 오래토록 한가위만 같았으면 좋겠다고 하였다.

즐겁고 여유로운 명절 보내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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